"....여..여긴..."

 

 

 밝은 햇살에 지히는 간신히 눈을 떴다.

 

 

"......이제 정신이 드냐?"

 

 

 핀잔을 주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고, 지히는 그녀가 누구인지 알고 안도했다.

 

 

 

 

정의의 집행자 김지히

제 2 부 변호사 전쟁


 

 "...방심했어.. 일대이는 처음이라..."

 

"소 스튜핏. 비치!!"

 

 

병원 VIP실 침대에 누운 지히는 자신 앞에 팔짱을 끼고 서있는 여성을 바라보았다.

 

 캐시 스트레인지.

 

 지히의 조력자이자 '동부지법의 방벽'이라 불리는 강한 여자였다.

 

그런 그녀의 눈에......걱정이란게 보였다.

 

 

"....성부님이 아니었으면 진즉에 죽을뻔했어. 어쩌다 그런 곳을 기어들어간거야?"

 

 

 그 때, 병실 문이 열리고 거대한 덩치의 사내가 들어왔다.

 

 

"지히는 괜찮은거야?"

 

 

 중후한 목소리의 사내는 성부 마리오라 불리우는 남자. 최형이었다.

 

 대형언론사 오보(OHBO)의 창립자이며 막대한 부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리고...... 지난 밤, 그 사지에서 지히를 구해준 사람이다.

 

곁으로 다가오는 마리오를 보며, 캐시는 혀를 찼다.

 

 

"이제 막 일어났어 성부. 완전 미친거 아니냐고."

 

곧바로 캐시는 지히를 쏘아붙이며 말을 이었다.

 

"야 김지히. 너가 어제 어딜 쑤신줄 알기나 해?"

 

 

곧장 마리오는 침대에 누운 지히의 손에 종이 한장을 쥐어주었다.

 

"너가 기절한 이틀동안 벌어진 일이야. 리치리친지 뭔지 하는 애들이 완전 눈이 돌아버렸다고."

 

 지히는 곧장 그 종이를 들어올렸고, 이내 신문기사의 한 조각임을 알아차렸다.

 

'....동부지법 변호사, 남부지법을 습격하다.. 전쟁의 서막인가...'

 

 

"난 그저 의뢰 때문에...."

 

"아무리 의뢰여도 그렇지!! 상대는 남부지법 리치리치 재단의 넘버 쓰리였어!! 아 물론 그 언니가 대상이긴 했어도...

 

덕분에 이 바닥이 아주 난처해졌어. 심지어 수임도 덜 끝난 변호사를 공격해? 너 이거 협회 청문회 감인거 몰라???"

 

캐시의 다그침에, 지히는 눈을 꼭 감았다. 이어서, 마리오도 입을 열었다.

 

"......심지어 남부지법이라 일이 더 커졌어. 안그래도 유독 동부지법과 원고,피고 관계가 자주 있어서 싸움도 많은 사인데..."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하는데..."

 

 계속된 질타에 짜증이 올라온 지히는 짜증스럽다는듯이 그들을 바라보며 말을 던졌다.

 

잠시 병실에 침묵이 흘렀고, 마리오가 입을 열었다.

 

"...네 목숨을 내놓으라더군. 아니면... 전면전이라네.. 이미 저쪽은 이판 사판인것 같아. 당장 지금 쳐들어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야."

 

 

"하아...알겠어. 내가 내일 충주로 가서......리치윤과......."

 

 

"그런 의미가 아니잖아! 김지히!"

 

 

지히의 우유부단함에, 캐시는 소리를 질러버렷다.

 

 

"무슨 이유인지, 남부지법의 수장, 리치윤은 이 상황을 묻을 생각이 없어보여. 그 놈들, 전면전을 원하고 있어."

 

 

지히를 노려보던 캐시는 이내 눈에 힘을 풀며, 지히의 지친듯한 눈을 바라보았다.

 

 

 

"... 우리 토리재단은 이미 결정했어. 김지히.

 

곧, 장비들이 들어 와. 우린 널 버릴 생각이 없거든. 그러니 준비해."

 

 

 그 때, 마리오의 전령이 병실로 들어오며 셋의 대화를 방해했다.

 

"저 성부님!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알았네."

 

성부 마리오와 캐시가 병실 밖으로 나서고, 지히는 창밖을 내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딴단다라단단ㅡ'

 

갑작스레 지히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발신인은..

 

 

'여배우'

 

 

 지히는 곧바로 스마트폰의 통화 버튼을 누르며 귀에 대었다.

 

".....네. 김지히 입니다."

 

"......아직 살아있었군요... 의뢰를 실패했다고 들었습니다"

 

 차가웠다. 너무 차가워서 몸서리가 쳐지는 말투였다. 이 사람이 원래 이런 말투가 있었던가?

 

"...죄송합니다. 단순한 민사가 아니더군요. 조금... 방심했지만... 다시 한번 기ㅎ...."

 

 

"...그럴 수밖에요. 쳇,거기서 죽어버렸어야 했는데.. "

 

 

"....네?"

 

 갑작스런 여배우의 발언에, 지히는 말문이 턱 막혔다.

 

 

"김지히씨.... 안양의 그 타이어가게...기억해요?"

 

 갑작스런 이야기에, 지히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이 사람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것인가.

 

설마.. 1년 전, 자신이 이렇게 된 그 일을 말하는 건가?

 

 

"그 날... 하필이면 내 타이어가 터져서 타이어가게를 들어갔지.

 

그런데 그곳에......사람이 죽어있었어... 무언가 묵직한 둔기로 맞아 두개골이 함몰된 채.

 

 하필 그때 경찰이 들이닥쳤고, 나는 살인자로 몰렸지."

 

 

"도대체 무슨 소릴...하시는......"

 

 

"시치미 떼지 마!!!!!"

 

여배우의 소름끼치는 외침에 지히는 스마트폰을 살짝 귀에서 떼었다.

 

이어 여배우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 누명을... 리치윤 변호사가 풀어줬어. 자그마치 1년이 걸려서... 나는 너 하나만 없애버리면 된다고 말했지만..... 마침 말이지... 이쪽도 원한이 있던 모양이더군? 덕분에 쉽게 되었어."

 
 

 

"당신 지금 하는 소리 다 녹음되고 있어!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히는 두려움을 떨쳐내기 위해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돌아온것은 여배우의 앙칼진 웃음소리 뿐이었다.

 

"아하하하하! 아직 정신 못차렸나본데... 이건 민사재판이 아냐 김지히...... 이미 어둠의 변호사들이 준비 되었어.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거지... 리치윤 변호사도 아주 무서운 사람이더라고?

 

그럼, 기대해. 김.지.히 씨?"

 

 

뚝ㅡ

 

 

그녀의 전화가 끊기자마자, 병실문이 벌컥 열리더니 사색이 된 캐시와 성부 마리오가 뛰어 들어왔다.

 

 

"이 시벌럼들!! 이 미친것들이!! 동부지법을 공격했어!!"

 

 

"젠장, 생각보다 행동이 빨라!!!"

 

 하지만 이내 그 둘은 지히를 보며 깜짝 놀랐다.

 

 스마트폰을 움켜쥔 채, 한줄기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지히야... 무슨..... 무슨 일이야....!" 

 

 

 캐시가 천천히 다가가 그녀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고,  지히는 힘겹게 손가락을 움직여 스마트폰의 녹음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럼, 기대해 김지히씨?"

 

 녹음이 끝나고, 캐시와 마리오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니까, 그 여배우.. 장가현? 이란 사람이 배후였다고?"

 

 

"그 사람.. 우리 토리재단 쪽으로 아주 영향력이 큰 사람인데.. 그럼.. 이게 다 계획 된거라고?"

 

 

성부 마리오 조차 입을 다물지 못했다. 상상이상으로 충격적인 상황이었다.

 

 

"....아무튼.. 동부지법이 공격당했다면서요, 이제 어쩌죠? 장비는요?"

 

 

 감정적으로 흔들린 지히였지만, 이제 시간이 없었다. 사태가 파악 되었으니 이젠 행동해야할 차례.\

 

지히의 물음에 마리오는 정신을 차리며 두뇌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일단 연락받은 거로는 겨우 막고있대. 남부지법의 조무래기들이 전부 달려 온 모양이야. 지원받긴 일단 글렀고...

 

문제는 장비인데...."

 

 

똑똑 - 그 순간, 누군가가 병실의 문을 두들겼고, 조용히 문이 열렸다.

 

 

"저..... 곰변이라고 하는데요...그...... 망치 사장님이 장비들 좀 전해 달라셔서.."

 

 

"곰변!!!!"

 

 

반가운 얼굴에, 다들 화색이 돌았다. 이윽고 마리오가 입을 열었다.

 

 

"좋아, 일단 장비를 챙기고, 내 생각에 우린 남부지법을 치는게 맞는거 같아.

 

자고로 공격은 최고의 방어라고 했거든. 분명 우리가 이 병원에 있는 것을 알면서도, 동부지법을 친걸 보면.....

 

그 본체놈들은...... 반드시 남부지법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을꺼야."

 

성부 마리오의 파이팅 넘치는 계획과 함께, 넷은 서로를 바라보며 투지를 불태웠다.

 

 

 "자, 일단 장비들을 착용하시죠."

 

 곰변은 병실 침대 위에 자신이 가져온 장비들을 쏟아부었다.

 

 

지히는 자신의 소중한 장비들을 천천히 착용했다.

 

 초록양말과 교주의 의사봉, 부두인형, 그리고 님부스 2024를 챙기며 조용히 자신의 종이봉투를 머리 위에 쓰며 전의를 다졌다.

 

캐시와 성부 마리오도 자신의 무기를 챙겼다.

 

그리고...

 

"참, 곰변님은 장비 없으세요? 그냥 서 계시네?"

 

갑작스런 마리오의 질문에 곰변은 살짝 당황했지만,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 제 무기는 말이죠.... 저 스스로 라고나 할까요....하핫.."

 

"뭐 벡터맨 베어라도 되는겨? 미친...."

 

 캐시의 드립에 다들 웃으며 긴장감이 조금은 풀어졌다.

 

 

 "자, 준비 다 되었으면... 출발합시다."

 

 

 그렇게 네 사람은 각자의 탈것에 몸을 싣고, 남부지법으로 향했다.. . .

 

 

 

 

 

 

 

 

 

 

 

 

 

 

 

 

 

 

 

. . . . .5분 후. 병실.

 

 

 

"헉..허헉....저..그..무기..아니... 장비 가져 왔..는..데요...."

 

 

"...어라 다 어디 갔지?"

 

 

그는 망치 사장이었다.

 

 


 

2024년 12월 30일 월요일. 

 

'쿠과가가강!! 쿠과가가강!! 

 

조용했던 서울 남부지법 정문이 폭발하며, 이내 거대한 사이버트럭 한 대와 빗자루 한 대가 들어왔다.

 

 본관 정문 앞에 요란하게 주차 된 차량에서 

 

두쌍의 남녀가 내리고, 계단을 타고 법원 안으로 달려들었다.

 

 

 

"리치윤!!!!!!!!!!!!!!!!!!!!!!"

 

 

들어가자마자, 분노조절에 애로사항이 있는 캐시가 소리를 질렀다.

 

"리치 윤 나와!!!! 함 뜨자!!!!"

 

"뭐 그렇게 요란하게 들어와. 나 여기 있어."

 

 빨간 안경을 쓰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리치윤이 나타났다.

 

 "그리고.. 너 따위가 그렇게 함부로 불러도 되는 이름이 아니야......."

 

 

그녀의 차가운 말투에 넷은 긴장했다.

 

'역시 이혼전문 변호사라 그런가.. 엄청 날카롭네'

 

 리치윤을 처음 보는 마리오가 캐시에게 속삭였고, 캐시는 잡담 그만 하라는 눈치로 마리오의 옆구리를 살짝 찔렀다.

 

곧이어 지히가 앞에 나섰다.

 

"리치윤. 이건 나와 클라이언트의 문제야. 계약을 파기해야겠으니 좀 빠져."

 

 지히의 모습을 본 리치윤은 흥미롭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호오... 김지히...동부지법의 미친개.. 토리파니 아니신가?

 

미안하지만.. 우리 고객님께서는 이미 나와 계약이 되어 계셔서 말이야......"

 

 

"뭐? 이혼 전문 변호사와? 가정 문제야?"

 

 

어처구니 없는 지히의 드립에, 모두들 당혹스럽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갑자기 날카로운 새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수작질이야!! 이것들이 날 이제 연옌 취급 안 하네!!!"

 

 

"당신은!!!"

 

 

엄청난 몸매와 빛이 나는 미모와 함께, 갑작스레 장가현이 등장하고, 넷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놀란 것은 리치윤도 마찬가지였다.

 

 

"의..의뢰인님... 법정에서의 발언은 굉장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ㄴ..."

 

 

"후 저 싹퉁 바가지를 차마 안 볼 수가 있어야지! 쟤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왜 내가 가던 타이어 가게 사장을 망치로 돈까스를 만들어 놔!!!"

 

 그녀의 말에, 항상 침착하던 지히 역시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1년전, 그 날의 사건이 떠올랐다.

 

 

".....그 놈이 내 타이어를 사기 쳤단 말이야....내 소중한 타이어를...

 

내 비싼 사계절용 타이어를 빼고, 싸구려 중고 여름용 타이어를 끼워놨다고....참을 수 없었어......"

 

 

결국 이 모든 것이 타이어로 얽혀버린 끔찍한 사례였다.

 

처음 듣는 지히의 사연에 모두들 상당히 놀랐다. 

 

 

"...어쨋든 간에....이렇게 이제 모두 모였네...?"

 

장가현은 차가운 미소를 띄우며 말을 이었다.

 

 

"얘들아! 이제 나와도 되겟다!"

 

여배우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드넓은 법원 민원실을 울렸고,이내 숨어있던 변호사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미역과 미옐 역시 킬킬대며 지히를 향해 손을 흔들며 나왔다.

 

"여어 히사시부리네? 지난번엔 잘도 도망쳤겟다?"

 

"어이어이 거기 덩치 큰 3등신 오빠? 저번엔 좀 무서웠어......오늘은 미여기 아프게 하묜 안댕?"

 

그녀들의 조롱에, 마리오도 인상을 구겼다.

 

"....지난번엔 여자라 봐줬지만, 오늘은 그런것 없다. 다시마로 만들어주지."

 

 그의 포부에, 미역은 살짝 움츠러들었지만, 이내 100명에 가까운 아군을 보며 용기를 더 내었다

 

 ."...100대 4야 이제 어쩔 거지?? 오빠 무리하는거 아냐?"

 

 

 투지를 일으키며 넷을 둘러싸는 리치재단의 변호사단을 바라보며, 리치윤은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자아......우린 별관에서 차한잔 할테니 이따 보자고. 볼 수 있을진 모르겟지만 말이야. 깔깔!"

 

 

앙칼진 웃음소리와 함께, 장가현과 리치윤은 뒤돌아 별관으로 향했고,

 

 

그 둘의 빈자리를 졸개들이 채우며 법원엔 긴장감이 돌았다.

 

서로 치열하게 눈치 싸움을 벌이던 두 조직.

 

그리고.......

 

"어디 한번 놀아보자! 언더더씨!!!!!"

 

 가장 먼저, 젖은 돌미역을 손에 쥔 미역이 달려들었다.그러자 변호사 수십이 함께 넷을 향해 달려들었다.

 

"으아아아!!! 죽어!!!!!! 토리놈들아!!!!!!!"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성부 마리오는 자신의 등 뒤에 매여졌던 배낭을 풀어 헤쳐 그들에게 배낭 안에 있던 무언가를 뿌렸다.

 

무언가가 달려들던 리치 변호사단을 때렸고, 그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히에에에엑!!!!"

 

"으아아아아아아아!!!!"

 

"벌레에에에에에에에에!!!!!"

 

 항상 좋은 환경에서 살던 변호사들에게 치명적인, 벌레였다.

 

 엄청난 속도로 바퀴벌레와 지네, 곱등이같은 혐오벌레들이 돌아다녔고, 변호사들은 생전 본적 없는 징그러운 벌레들의 공세에 기겁하며 바닥에 널부러졌다.

 

"후후후.. 나의 필살기, 벌레 장난감이다."

 

 자지러지는 그들을 보며, 성부 마리오가 호탕하게 웃었다.

 

그러나 그 공격을 무시하고 마리오를 향해 들어오는 한 그림자가 있었다.

 

....미역이었다.

 

 

 "내 친구는 갯강구였엄마!!!!! 싸우나도가고! 어!! 밥도 먹고 어!! 이따위 공격 쯤이야!!"

 

 

 물먹은 돌미역이 거칠게 성부 마리오의 가슴을 쳤고, 마리오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젖은 돌미역을 움켜쥐었다.

 

"크윽.. 어디서..."

 

 이틀 전과 다르게 강한 미역의 힘에 마리오는 살짝 당황했다.

 

 그 틈에, 나머지 졸개들도 360도 원을 그리며 토리재단 변호사단 네명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젠장!! 캐시!!! 당장 써!!!!"

 

 

 마리오의 외마디에, 캐시는 기다렸다는 듯이 등 뒤에 숨겨둔 빨간 무언가를 꺼내 입에 가져다 대고는,

 

숨을 있는 힘껏 빨아들이며 폐를 크게 넓혔다. 

 

그리고.......

 

 

"야!!!이!!!! 미친!!것!!들!!!아!!!!!!!!!!!!!!!!!"

 

야채 용달차용 확성기.

 

12단계 최대출력으로 설정된 확성기를 통해 뿜어져 나가는 캐시의 사자후에,

 

달려들던 변호사들 모두 귀를 막으며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역시 동부의 방벽!!!!" 

 

마리오는 신난듯이 외쳤다.

 

그러나 문제는, 캐시의 뒤는 영향이 전혀 없었다.

 

 

"아직 사각지대가 있어!!"

 

지히의 외침에, 곰변이 캐시의 등뒤로 향하며 외쳤다.

 

"제게 맏기세요!!"

 

 

캐시의 등 뒤로 다가선 곰변의 주먹이 빛나기 시작하더니,그는 이윽고 적을 마주했다

 

 

 

"서초의 - 등대!!!"

 

 

단단한 곰변의 몸이 빛나고, 그의 근육덩어리 몸이 드러나자,곰변은 상대를 향해 돌진했다.

 

적들에게 정권을 먹이며, 그는 분노에 차 외쳤다.

 

"야근!"

 

"야근!"

 

"진상!"

 

"소자아아앙 전다아아알!!!"

 

 전설적인 변호사의 전투법에 다들 깜짝놀랐지만,이내 정신을 차렸다.

 

지히도 자신에게 달려드는 변호사들을 망치로 때려눕히며 인파이트를 시작했다.

 

지히에게 덤벼들었던 변호사들 모두 자신의 신체 부위 곳곳을 누르며 바닥을 나뒹굴렀다.

 

'까ㅡ앙'

 

정신없이 휘두르던 망치에 난데없이 무언가가 걸리며 지히의 망치를 멈추었다.

 

놀란 지히는 자신을 막아 선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

 

 갈색머리를 찰랑거리는 그녀는 무려 애플 맥북 프로로 돌망치를 막았다.

 

 "당신 뭔데 돈지랄을...."

 

당혹스런 지히의 말에, 그녀는 씨익웃으며 자신을 소개했다.

 

 

"진감. 박진감이라고 해. 장가현 대표님의 디자인 비서야."

 

 

한편, 정신없이 상대를 때려눕히던 곰변의 주먹을 막는 이가 있었으니.

 

 

"같은 체술파네요? 반가워요. 미옐이라고 합니다."

 

곰변 역시 흔하지 않은 체술의 달인에 살짝 당황했지만 도발을 이었다.

 

".....덤벼. 잔챙이의 고소장 따위, 야근으로 녹여주마."

 

둘의 주먹다짐에 불꽃이 일었고, 그 누구도 이 둘의 싸움에 섯불리 끼어들지 못했다.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던 캐시는 목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 때, 순식간에 한 여성이 달려들어 캐시를 꼬옥 안아버렸다.그러고는 캐시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주문을 외워보자, 치카 푸카 포카."

 

 

 그녀의 솜사탕같은 목소리가 캐시의 거친 내면을 호수처럼 잔잔하게 억누르며 캐시는 자신도 모르게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게 느껴졌다.

 

"정신차려 캐시!"

 

 

물미역과의 치열한 힘대결을 벌이던 마리오의 외마디에, 캐시는 겨우 이성을 붙잡았다

 

 

"이.. 이 옘병할 가스나가!"

 

 

 캐시는 힘겹게 주먹을 휘저었지만, 캐시를 혼란에 빠뜨린 그녀는 사뿐히 뒤로 물러났다.

 

 

 

"반가워요. 매혹의 목소리, 치카라고 해요."

 

 

 

이윽고,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었다.

 


 

성부 마리오의 싸움은 쉽지 않았다.

 

저 미끌거리는 상대의 물 미역이 자신의 왼팔과 오른다리를 완전히 고정시켜 버렸고,

 

그 와중에 자신에게 달려드는 잔챙이들도 상대해야 했다.

 

"미역 이거.. 드럽게 성가시군..."

 

 잔챙이라 해도 상대는 리치재단의 최정예들. 팔 하나로 해결하기는 너무 벅찼다.

 

 갑자기 잔챙이 둘이 동시에 달려들었고,마리오는 오른 팔로 첫놈의 턱을, 왼다리로 두번째 놈의 정강이를 날려버렸다.

 

 그 순간, 세번째 녀석이 발차기를 날렸다.

 

 

'fuxxing jeasus(재수 없군)'

 

 

어쩔 수 없이 물미역을 쥔 왼팔을 빼서, 그놈의 다리를 붙잡고 오른팔로 중요부위를 찍어버렸다.

 

 외마디 소리가 들리며 그놈은 바닥을 나뒹굴었다.

 

 

"오빠, 내가 기다리고 있었어......!"

 

 

미역의 목소리가 가까이서 들리고, 소름끼친 마리오가 반응하기도 전에, 젖은 물미역이 그의 목을 조여버렸다

 

 

'크헉!!!'

 

 

미역 이 사람도 만만치 않았다.

 

미역은 그대로 마리오의 목을 조이며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까ㅡ앙'

 

치카의 식칼을 국자로 가까스로 막은 캐시는 안도했다.

 

갑자기 식칼을 꺼내든 치카와의 근접전은 사뭇 다른 상태였다.

 

캐시도 다급히 확성기를 던져 버리고 자신의 보조무기인 스테인리스 국자와 무쇠 프라이팬을 꺼내들어 살벌한 교전을 이어 나갔다.

 

 캐시가 유리한 점은, 상대가 자신보다 키가 작아 린치가 짧은데다, 짧은 식칼을 사용하기 때문에

 

 린치가 긴 국자와 프라이팬을 사용하는 자신이 버티기는 수월하단 점이었다.

 

 

'문제는...'

 

 

체술 자체는 치카가 우월했다. 정신없는 공격사이사이, 그녀는 알수 없는 주문을 지속적으로 끼워넣으며

 

 캐시를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압박했다

 

 

"함께 즐겨요 치카 푸카 포카..."

 

"그놈의 양치질좀 작작해!!"

 

 

 오히려 자신의 이 짜증이 원동력인 듯이,치카의 압박은 더욱 거세져갔다.

 

 계속 뒷걸음질 치던 캐시의 뒷 발에 아까 마리오에게 급소를 맞아 널부러졌던 변호사가 걸렸고,

 

 발을 헛디딘 캐시가 넘어졌다.

 

 치카는 그 때를 놓치지 않고 넘어진 캐시를 향해 식칼을 내리 꽂았다.

 

 '까-앙 -'

 

 스테인리스와 무쇠가 부딛히며 날카로운 소리가 법원에 퍼졌고,

 

 캐시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던 식칼을 프라이팬으로 막아내었다.

 

 하지만 동시에 리치재단 변호사의 몽둥이가 날아오고있었다.

 

"죽어!!!!!"

 

캐시는 재빨리 왼팔을 들어올려 국자로 그의 몽둥이를 막아내며, 전투는 교착상태에 빠져들었다.

 

 

 


 

정신없이 주먹 싸움을 하던 곰변은 조금씩 상대가 파악되고 있었다.

 

 묵직한 한방 위주의 권법인 자신과 달리, 미옐의 권법은 빠르고 예리했다.

 

 속도 차이 때문에 자신은 막기 바쁘고,카운터를 치려해도 주먹을 장전하는 모션이 너무 커서 틀어막히거나

 

 타격 해도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곰변은 초조했다. 반대로 미옐 역시 이 상황을 아는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곰아저씨, 전설적인 명성에 비하면, 생각보다 별거 없네요?"

 

 "너야말로... 속도만 빠르지, 솜방망이네."

 

 

 곰변의 답에, 씨익 웃은 미옐은 곧바로 표정을 바꾸었다.

 

 "호오.. 여유가 아직 있으신가 보네요? 그렇다면...."

 

 "이미 예리한 제 1초식, 1008회 내용증명!!!"

 

 

미예리는 갑작스럽게 자신의 고급 기술공격을 곰변에게 넣었고, 곰변 역시 자신의 기술을 꺼냈다.

 

 

"하리보 제 4초식, 야근 무한 지옥!!!"두 기술이 충돌하며,강렬한 충격파가 법원 내부를 흔들었다.

 

 


 '콰앙 -'

 

 묵직한 15인치 맥북 프로는 생각외로 내구성도 좋은 데다,표면적도 넓어 방패처럼 돌망치를 막아냈다.

 

"그... 토리파니라고 하던가요? 우리 사장님이 항상 말씀하시던게, 패션센스가 재앙 수준 이라시던데,

 

그 초록 양말만 봐도 알겠어요!"

 

 

웃으며 신경을 계속 긁는것이 점점 귀찮아지고 있었다.

 

 모서리를 이용해 공격 포지션으로 들어오는 맥북을 망치로 막으며, 지히는 답했다.

 

"니가 옷 사줄거 아니면 입다물어. 하찮은 삼류 주제에"

 

그 순간, 박진감의 표정이 굳더니, 그자리에서 멈췄다.

 

 

"...당신이 브랜딩을 알아? 당신따위가....?"

 

이상한 포인트에서 분노한 박진감을 보며 지히는 당황했다.

 

박진감은 주머니에서 연필을 꺼내들었다.

 

 

".......당신이 자초했어요.."

 

 

 눈을 번뜩인 박진감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지히의 눈 앞에 연필을 찔러 넣었다.

 

 지히는 재빠르게 양팔로 그녀를 잡았지만, 돌망치를 놓치며 둘 역시 교착 상태에 빠져버렸다.

 

 대치상황에서 빠르게 주위를 둘러본 박진감은 씨익 웃었다.

 

 

"끝났어요."

 

 

그녀의 말에, 지히 역시 주변을 둘러 보았다.

 

 

이미 토리재단의 변호사 넷은 교착상태에 빠져 꼼짝 못하게 되었고, 이런 그들을 리치교의 변호사들이 둘러 싸고있었다

 

 리치재단의 최정예 4인에게 지지는 않더라도 아무것도 못하게 된 토리재단 4인방에게,

 

 각자 무기를 쥔 리치재단의 변호사단이 다가왔다.

 

 마리오는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려 발버둥쳤지만,그럴수록 돌미역이 자신의 목을 움켜쥐었다.

 

 "비...빌어먹을....."

 

 

캐시 역시 치카와 한 변호사의 힘을 실은 공격을 그대로 붙잡는것이 최선이었다.

 

"이... 미친....미친 것들...."

 

 

곰변은 미옐의 양팔을 붙잡고 놓치지 않는 수뿐이었다.

 

"야근이....너무....너무 빡세군....요..."

 

 

지히 역시.. 무기를 놓친채, 온힘을 다해 연필을 쥐고 밀어넣는 박진감을 막기 벅찼다.

 

"어디서.. 연필 따위로......"

 

 

넷에게, 패배감이 밀려들고 있었다. . .

 

 이 상태로 누구 하나라도 치고 들어온다면.... 그대로 집단 구타로 이어질게 뻔했다.

 

 

 

 

 

 . . .그 순간, 법원 2층 창문이 깨지고,강한 햇살과 함께 누군가가 등장했다.

 

 

 놀란 미역이 외쳤다.

 

 

"누구냐!!!!"

 

 

 그 남자는 망토를 펄럭이며, 입을 열었다.

 

 

"나는 이세계의 송무변호사."

 

 

"뭐라고? 뭔 소리야?"

 

박진감의 반문에, 그는 목을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흐음. 나는, 미국변호사, 제이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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